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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59 호 변화하는 2026 채용 트렌드, 취업 전략 재정비 시점

  • 작성일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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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512
이은탁

변화하는 2026 채용 트렌드취업 전략 재정비 시점


  상반기 공채 시즌이 다가오며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신입 채용의 문을 열며 취업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여러 자격증을 포함한 화려한 스펙으로도 합격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들의 인재 선발 기준이 과거와 달라져 취업을 준비하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또한 채용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졸업을 앞둔 고학년뿐만 아니라, 저학년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취업 준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저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토익 등 어학 성적을 관리하고 학점을 챙기며 대외활동에 뛰어드는 학생들을 교내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스펙의 가짓수를 늘리는 획일화된 준비로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공채가 줄고 수시채용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가'보다 '왜 이 직무를 하려 하는가'를 묻는다. 이는 기업들이 모티베이션 핏(Motivation Fit)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모티베이션 핏이란 지원자의 동기가 지원한 회사의 목표 방향성과 얼마나 잘 맞는지를 뜻한다.


모티베이션 핏(Motivation Fit), 이 직무를 선택한 진짜 이유


  지난해 대기업 채용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공채에서 수시채용 및 인턴 연계형 전형으로의 전면적인 전환이었다. 이번 상반기 대규모 채용 트렌드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 채용 체제에서 가장 깊이 있게 평가받는 요소는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동기의 진정성이다. 기업은 짧은 전형 기간 내에 지원자가 실무에 즉시 투입되어 조직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모티베이션 핏을 면밀히 검증한다. 채용의 실질적 관문이 된 인턴 전형이나 실무진 면접에서는 "어떤 화려한 스펙을 쌓았는가"라는 결과 중심의 질문 대신, "왜 그 경험을 선택했으며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묻는다. 공공기관 행정이나 교육 콘텐츠 기획 등 특정 목표 직무가 있다면, 동일한 기업이더라도 직무별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커스터마이징해야 한다. 경험의 단순 나열을 넘어, 자신이 왜 이 직무에 지원했고 어떤 성장을 기대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설득하는 것이 합격의 열쇠가 되었다.


실무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기업에선 직무 중심 채용으로 이론적 지식보다는 실무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 연합회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인재 채용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 경험(19.2%)이 가장 높았고 직무 이해도(17.5%), 직무 간 관련성(16.3%)이 그 뒤를 따랐다. 실무 경험이 중요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중고 신입을 선호하고 있어 신입사원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에서 기업의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정규직을 뽑는 기업 중 65.5%는 신입과 경력을 모두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력만 뽑는다는 응답은 22.8%였고, 신입만 채용한다는 답변은 11.6%였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채용 전 단계에서 신입사원의 역량을 강화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학에서 인턴을 대체할 실무교육이나 문제 해결형 수업 유형을 늘려 신입 사원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 기업에 역량을 입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용담당자가 말하는 2025 채용 트렌드 키워드 (사진: https://www.jobkorea.co.kr/Corp/Lounge/News_View?GI_Trend_News_No=902 )


양보다 질스펙의 경쟁력


  이러한 채용 환경 속에서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주된 고민은 대외활동과 인턴 경험이다. 다양한 활동을 해야 유리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무자들의 평가는 다소 다르다. 채용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직무와의 연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여러 서포터즈 활동이나 공모전에 참여한 사실보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어떤 문제를 정의했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의 경우 콘텐츠 제작 경험 자체보다 타깃 분석과 성과 지표에 대한 이해도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공공기관이나 행정 직무 역시 자격증과 더불어 정책 이해도와 분석 경험이 우선시 된다.


  인턴 경험 또한 마찬가지다. 인턴 경력이 사실상 필수 조건처럼 여겨지지만, 실무자들은 ‘인턴을 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고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인턴 경험이 있더라도 구체적인 수행 경험이 없다면 소위 말하는 물경력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반대로 인턴 경험이 없더라도 산학 협력 프로젝트, 교내 연구, 학회 활동 등에서 직무와 관련된 문제 해결 과정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전국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396개사(응답률 79.2%)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2.8%는 청년 채용 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전문성'을 꼽았다. 전문성 판단 기준은 '전공'(22.3%), '인턴제 등 일경험'(19.1%), '직무 관련 교육·훈련'(17.4%) 순이었다. 기업들은 청년 지원자의 경험이 실제 직무 수행 능력과 적응 속도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업 인사담당자의 다수가 ‘직무 관련 경험’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은 반면, 어학 점수와 자격증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스펙의 양적 축적이 아닌, 직무 기반 경험의 질적 설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취업 전략의 전환점


  청년들의 취업 체감 난이도는 점점 상승하고 있다. 비누랩스 인사이트가 2023년 9월22일부터 10월3일까지 전국 20대 대학생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취업 시장에 대한 전망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78.7%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반기 채용 트렌드는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대규모 공채의 축소와 수시 채용의 확대, 그리고 직무 적합성과 동기의 진정성을 중시하는 평가 방식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채용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 전략 전반을 재정립해야 함을 보여준다. 취업 준비생들의 인스타 매거진, 각종 대외활동·공모전·채용 공고 어플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학 4년간의 과정에 맞춘 대학생 학년별 필수 스펙 가이드가 발행되기도 하는 등, 대학생활은 학년별로 필요한 스펙을 쌓아가는 중요한 시기로 여겨진다. 


  다만 저학년부터 무작정 스펙을 쌓기보다는, 학점 관리를 놓지 않으며 관심 직무를 탐색하고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후 관련 경험을 교내외 활동과 연결지어 단계적으로 설계하고, 이를 자신만의 이야기로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경험의 수보다 방향성과 일관성이 더 큰 경쟁력이 되는 환경에서, 전략 없는 준비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명확한 목표 직무를 찾고 변화하는 채용 환경 속에서 ‘왜 이 직무인가’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것이 오늘날 취업 전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은탁 기자장은정 기자